[시론/칼럼] 펫로스 증후군, ‘마음껏 슬퍼할 권리’에서 시작되는 회복

김영관 (‘위로’와 ‘희망’, 펫로스 증후군 상담 전문, 비영리단체 ‘카루소’ 대표)

“그까짓 강아지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그렇게까지 유난을 떨어야하니.”

사랑했던 아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극심한 상실감에 빠진 반려주들이 가족, 친구, 이웃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장 깊게 마음에 상처받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1,500만 반려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가져오는 심리적 위기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의 이별 후 찾아오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은 단순한

우울함을 넘어 일상생활에 차질을 빚고 심할 경우 만성적인 정신적 고통과 극단적인

마음으로 이어지는 엄연한 심리적 고통이다.

한시도 떨어져 생활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반려동물과의 일상생활,

하지만 ’아이‘와의 예상치 못한 이별 즉, 펫로스 증후군을 대하는 성숙한 시민사회와 우리들

개인의 자세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것일까 ?

첫째, ‘소외된 슬픔(Disenfranchised Grief)’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슬픔일수록 당사자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게 되고, 이는 더 깊은

절망과 반려동물에 대한 죄책감으로 남는다.

우리사회가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슬퍼할 시간을 주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오랜 시간 우리의 삶을 함께 공유한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주들에게도 ‘마음껏 슬퍼할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

냉소적인 반응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공감과 인정이 치유의 첫 단추다.

둘째, 반려동물과의 이별로 인한 슬픔을 억지로 잊으려 하지 말고 자연스러운 감정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상실을 경험한 이들은 ‘조금만 더 빨리 병원에 데려갔더라면’, ‘더 잘해줄걸’이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러나 부정, 분노, 타협, 우울을 거쳐 수용에 이르는 슬픔의 단계는 지극히 정상적인

회복 과정이다.

슬픔을 억제하거나 회피하기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충분히

표현할 때 비로소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기 시작한다.

셋째, ‘따뜻한 기억으로 바꾸기’이다.

떠나간 ’아이‘를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이 회복의 전부는 아니다.

’아이‘와의 함께했던 따뜻한 추억과 사랑의 마음을 기억의 또 다른 페이지로

바꾸는 방법이다.

’펫브레터‘는 펫과 러브레터의 합성어로 사랑했던 아이에게 평소에 말하고 싶었던

내용을 시간을 두고 오랜동안 노트나 컴퓨터에 쓰고 수정하는 방법이다.

넷째,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과의 모임을 만들기이다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과의 온.오프라인 모임 등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이해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회복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다섯째, 펫로스 증후군 상담을 통한 마음의 회복이다.

전문적인 펫로스 상담기관을 통해 힘들었던 자신의 속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마음의 답답함을 속시원한 마음상태로 회복 시킬 수 있다.

혼자만의 마음의 고통을 펫로스 증후군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조건 없는 사랑은 어떤것인지를 가르쳐주고 떠난다.

그렇기에 그 마지막 이별 또한 고귀하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마주해야 한다.

더 이상 펫로스 증후군을 개인이 혼자 견뎌내야 할 외로운 싸움으로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따뜻한 ’위로‘와 전문적인 ’회복‘이 함께하는 사회적 통합 시스템을 만들어가야한다.

그것이 떠나간 반려동물의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들의 마음의 고통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