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한 소외된 슬픔 (Disenfranchised Grief)의 이해

펫로스 상담하고있는 김영관 카루소 대표 이미지 (AI생성)

소외된 슬픔 (Disenfranchised Grief)은 심리학자 케네스 도카(Kenneth Doka)가 제시한 개념으로,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해 마음 놓고 슬퍼할 수도 없는 슬픔”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존재를 잃었을 때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본능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사람의 사망에 대해서는 위로와 장례 절차, 휴가 등을 선뜻 내어주면서도,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 정도로 슬퍼할 일은 아니잖아”라며 무심하게 넘겨버리는 은연중의 기준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슬퍼할 권리를 빼앗긴 상태를 ‘소외된 슬픔’이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으로 ‘소외된 슬픔’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나타납니다.

1. 관계가 인정받지 못할 때

반려동물의 죽음(펫로스): “겨우 동물 한 마리 죽었다고 일을 못 해?”라는 시선 때문에 슬픔을 억누르게 됩니다.

비공식적 관계: 비밀 연애 상대, 이혼한 전 배우자, 내연 관계, 친구 이상의 깊은 관계였던 이의 상실처럼 사회적으로 슬픔을 당당히 드러내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2. 슬픔의 성격이 터부시될 때

자살, 중독, 범죄로 인한 사망: 주변의 시선, 비난, 소문이 두려워 슬퍼하기보다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해집니다.

유산 및 임신 중절: 눈에 보이지 않았던 생명이라는 이유로 “다음에 다시 가지면 되지”라는 무심한 위로 속에 슬픔이 묻힙니다.

3. 애도하는 사람의 능력이 무시될 때

치매 환자, 어린아이, 지적장애인: “어차피 잘 모르잖아”, “어려서 금방 잊을 거야”라며 감정을 표현하고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하곤 합니다.

‘소외된 슬픔’이 더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이유

일반적인 애도는 주변 사람들의 위로, 장례식이라는 공식적 의식, 그리고 “얼마나 힘들까” 하는 공감을 통해 조금씩 옅어집니다.

하지만 ‘소외된 슬픔’을 겪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2차적인 고통에 시달립니다.

1. 극심한 외로움 : 내 슬픔을 이해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에 갇힙니다.

2. 자책감과 자기비하 : “내가 너무 유별난 걸까?”, “내가 약해서 이런 걸까?”라며 슬퍼하는 자기 자신을 비난하게 됩니다.

3. 몸의 변화 : 밖으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이 몸에 갇혀 불면증,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만성 피로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외된 슬픔’을 다스리는 마음가짐

1. 내 슬픔의 정도는 내가 정한다

다른 사람의 심리적 공감이나 사회적 기준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고통스럽다면 그것은 진짜 슬픔인 것입니다. “내가 슬퍼할 자격이 있을까?”라고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는 대신 슬퍼할 권리를 내가 스스로에게 허용해야 합니다.

2. 나만의 안전한 울타리를 찾아라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에게 슬픔을 설득하려 애쓰지 말아야합니다. 대신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의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모임, 전문 상담소, 혹은 반려동물의 사망으로 인한 슬픔의 경우 ‘펫브레터’ 같은 나만의 온오프라인 비밀 일기장처럼 내 슬픔을 그대로 남겨놓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놓을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것만으로도 내 슬픔으로 답답했던 내 마음의 상처를 객관화시켜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객관화된 나의 슬픔은 이제 내가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어 슬픔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카루소는 반려동물의 상실로 인한 이러한 마음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비영리 단체입니다.